고등학교 음악실의 피아노

카테고리
학교 괴담
Piano in High School Music Room
○○고등학교2020년 겨울 • 업데이트: 2023-12-01
방과후 홀로 남은 음악실에서 저절로 연주되는 피아노 소리. 그 곡조는 10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선배가 즐겨 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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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작성자:졸업생 A
장소:○○고등학교
시기:2020년 겨울

키워드

#학교#음악실#피아노#야상곡#선배

스토리

이 얘기 들으면... 정말 마지막까지 들어줘. 고등학교 3학년 겨울 때 때 일이야. 수능도 끝났고 대입 준비하느라 거의 매일 밤 9시까지 학교에 남아있었거든. 그럴 때였어. 2020년 12월 어느 금요일 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화장실 가려고 나왔는데... 3층에서 희미하게 피아노 소리가 들리더라. 쇼팽 야상곡 같았어. 근데 이상하게 느리고 중간중간 뚝뚝 떨어지더라고. "아직도 누가 연습하나?" 싶어서 3층 음악실로 올라갔지. 근데 이상해. 음악실 불이 다 꺼져있어. 복도 비상등만 희미하게 켜지고. 문 가까이 가니까 확실히 피아노 소리가 들리더라. 야상곡 9번 2악장. 내가 피아노 배웠던 적이 있어서 알겠어. 근데 연주가 어딘가 어색해. 마치 초보자가 치는 것처럼 더듬더듬하고, 같은 부분만 계속 반복해. 문 옆 작은 창문으로 살짝 들여다봤어... 그랬더니... 진짜 소름끼쳤어. 음악실이 완전히 어둬. 근데 그 어둠 속에서 피아노 건반만 하얗게 보이는 거야. 그리고 그 건반들이... 혼자서 움직이고 있었어. 마치 투명한 손가락이 누르고 있는 것처럼. 더 무서운 건 피아노 의자였어. 아무도 안 앉아있는데 의자가 살짝 뒤로 기울어져 있더라고. 사람이 앉아서 등받이에 기대고 있는 것처럼. 연주는 계속됐어. 근데 2분 30초 지점에서 항상 딱 멈춰.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똑같은 패턴이 세 번 반복됐어. 너무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연주가 멈춰. 그리고 피아노 뚜껑이 스르륵 내려와. 아무도 안 만졌는데. 다음 날 음악 선생님한테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어. 처음에 안 믿으시더라. 근데 "야상곡 9번 2악장 2분 30초에서 계속 멈췄다"고 하니까... 선생님 얼굴이 하얘져. "설마... 그럴 리가..."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 10년 전에 졸업한 김수진 선배 얘기. 그 선배가 졸업 연주회에서 야상곡 9번 2악장을 연주하기로 됐는데, 연주회 일주일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거야. "수진이가 그 곡을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2분 30초 부분에서 자꾸 실수를 해서 끝까지 완주를 한 번도 못했어. 마지막까지도." 그 말 듣는 순간 더욱 소름이 돋았어. 선배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그 곡을 완성하려고 애쓰고 있었던 거야. 그 후로도 몇 번 더 들었어. 항상 금요일 밤 9시쯤, 항상 같은 지점에서 멈춤. 어느 날은 용기내서 음악실 문 열어보려고 했는데... 손잡이가 차갑게 얼어있더라. 12월인데도 실내라서 그럴 리가 없잖아? 졸업하기 전 마지막 날 밤... 역시나 그 피아노 소리가 들렸어. 근데 그날은 달랐더라. 2분 30초 지점을 넘어서 끝까지 연주를 하더라고. 완벽하게, 아름답게. 연주가 끝나고 나서... 정말 조용해졌어. 그리고 그 후로는 다시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해. 김수진 선배... 마침내 자신의 연주를 완성했을까? 아니면 여전히 어딘가에서 그 곡을 연습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는 그 연주를 들어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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