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 정말 소름끼치는데... 내가 어렸을 때 경험한 일이야.
여름방학에 할머니 댁에 놀러갔어. 시골에 있는 큰 집이었는데, 아파트에서만 살아본 나한테는 정말 신기하고 설레는 곳이었지.
그날 나는 2살 연상의 사촌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어. 처음에는 언니가 술래였어.
"이제 됐니?" 언니가 물어봤어.
"아니~" 나는 대답했지.
"이제 됐니?"
"아니~"
나는 안방 이불 속으로 쏙 숨었어. 완벽한 숨을 곳이라고 생각했거든.
"이제 됐니?"
"이제 됐어~!"
언니의 가벼운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멀어지더라.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고... 나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이고 있었어.
잠시 후 언니의 발소리가 안방 쪽으로 왔어.
"보이네? 빨리 나와~"
언니가 날 발견한 것 같았어. 하지만 나는 가만히 있었어. 전에도 이런 말에 속아서 나왔다가 들킨 적이 있거든.
"빨리 나와~"
계속 무시했어.
"빨리 나와! 찾았는데도 계속 그러면 나 화낸다~!"
언니의 목소리가 점점 화난 어조로 변했어. 그때 나는 이불 밖을 살짝 내다봤는데...
언니가 안방 장롱을 살짝 열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어.
"안에 있는 거 아는데도 그러네! 정말 말 안 듣는다니까!"
그리고 언니가 장롱 안에 손을 넣어서 뭔가를 잡아당기기 시작하는 거야.
이상하다 싶어서 나는 이불에서 나와 소리쳤어.
"언니! 지금 뭐해!"
그 순간 언니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비명을 지르며 장롱에서 급히 손을 뺐어. 그리고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지.
"부, 분명 장롱 안에 누가 있었어... 분명 손을 잡았단 말이야..."
언니는 그 손을 나라고 생각하고 잡은 거였어. 저녁에 어른들이 와서 장롱 안을 확인해봤지만...
장롱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그날 밤부터 며칠 동안 안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는 거야. 마치 누군가 장롱 안에서 긁는 소리 같았다고 해.
할머니는 "집이 오래되어서 나무가 수축하는 소리"라고 하셨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어. 그날 언니가 잡은 건 정말 누군가의 손이었다는 걸.
그 후로도 할머니 댁에 놀러갈 때마다 그 안방은 피했어. 그리고 절대로 혼자서는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지.
지금 생각해봐도 소름이 돋아. 그때 장롱 안에 있었던 건 도대체 뭐였을까? 그리고... 지금도 그곳에 있을까?